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통일발언대

나의 대북정책

작성자 : 안홍균ㅣ2008.02.29ㅣ조회수 :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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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 반공이라는 교육을 통해서 북한을 알고 있었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처참하게 죽어갔던 내용을 반공학습으로 알게 되었지만 어린 시 절 무서움으로 밤길 다니기가 겁이 났다. 북한사람은 모두가 인민군이고, 우리에게는 나쁜 짓 만 일삼는 늑대처럼 인식되어 표어나 포스터에 단골로 등장하곤 했다. 군 생활에서도 정신교육을 통해 반공산당을 학습하였고 북한군을 무찌르기 위한 훈련과 경계근무를 섰다. 이후 언론을 통해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들을 수 있었는데 99년 중국권을 여행 할 때
문득 나에게 본인을 김철민으로 소개하며 북조선에서 선생을 하다 탈북 하여 베트남 쪽으로

이동 중에 돈이 없어 좀 도와달라는 말을 걸어왔다.
반공산당 사상으로 교육 되어진 나로서는 난생 처음 북한사람을 만났는데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걸 신고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매우 복잡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을 못했다. 지금도 그 사람을 보면 알아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습은 초라했지만 말 하는 것은 지식이 있어보였다. 이후로 국제 활동을 통해 북한 고위직을 알고 지내는 계기를 가졌다.
AIPH, 즉 국제원예생산자협회 한국 대표회장을 맡고서 국제공인 원예박람회 참가나 AIPH 모임을 통해 북한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소위 AIPH 조선인민공화국 대표 이름은 ‘송 철’ 이였다.
현재 김일성, 김정일화 촉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나는 북한을 한 번도 방문 한 적이 없었지만 AIPH 듀크하버 회장은 2006년 6월 북한에 방문하여
그 방문 소감을 나에게 전해 주었다.
듀크하버 회장 말씀은 내가 많이 북한을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우리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 회원국은 26개국 36명의 각 국 대표가 활동 중에 있는데
북한은 2006년에 가입되었다.
2006년 9월 AIPH 중국심양 모임에서의 북한 ‘송 철’ 대표는 영어통역비서와 중국어통역 비서 등을 수반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송 철’ 대표와 나는 한 테이블에 듀크하버 회장과 함께 했으며 북한의 김정일화, 김일성화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했다.
처음 북한 ‘송 철’ 대표를 만난 건 4월말 중국심양 국제원예박람회 전야제 만찬장에 초대되어 인사를 나눴는데 참석자 중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도 함께 했었다.

다음날 박람회장 북한정원에서 ‘송 철’ 대표를 다시 만나 그의 안내를 받았다.
‘송 철’ 대표는 나에게 북한 평양에 있는 식물원 카탈로그를 주면서 북한 인민들이 가난

하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께서는 식물원 건립을 반대하였으나 인민들의 충성심으로 식 물원을 건립했다고 자랑하며 설명했다.
북한 식물원의 모습은 예전 서울 창경원에 있던 식물원처럼 구형 모델이었고 그 속에는 온통 김일성화( 덴파레, 양란), 김정일화( 구근베고니아, 적색)만 가득했다.
그 꽃들을 체제 선정용으로 재배를 하든지, 기념용으로 선전을 하든지
내 눈에는 그냥 아름다운 꽃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북한정원 역시 김일성화와 김정일화가 가장 눈에 띄었고 북한의 자수, 들쑥주, 등 선전용
상품 전시와 판매도 함께 하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자연 고랭지가 많은 북쪽에 적합한 화초를 재배해서 국내 판매와 특히 수출을
하면 돈이 되는 화초품목이 있어 ‘송 철’ 대표와 의견을 나누었다.
우리의 노하우와 북한의 지리적 특성, 저렴한 인건비가 조화를 이룬다면 일본이나 기타
국가들에 수출 할 수 있는 화초들은 경쟁력이 참으로 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통하는 부분도 많아졌다. 국제사회에서 자유롭게 언어가 통 할 수 있다는 하나만 가지고도 친해질 수 있지만 공통 주제인 원예 산업 발전 논의는 국가를 초월 할 수 있었다. 5박 6일의 모임이 끝나갈 무렵 ‘송 철’ 대표는 나와 함께 찍은 사진 몇 장을 건네줬다.
물론 중국에서 뽑아줬겠지만 그 성의에 감사한다.
송 철 대표가 북한현지 연락방법을 알려주었다. 중국심양에 파견 나와 있는 부하직원과 연락을 통하면 자신이 전달받는 직통라인이라고 하였다. 이후로 한두 번 연락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북한의 인사와 접해 본 결과 정치적인 사항은 잘 모르겠으나 서로 교감이가는 분야 와 일에 있어, 교류하고 상호이익을 창출하는 계기를 마련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예 산업의 작은 교류가 점점 확대되는 과정에서 상호신뢰가 형성되고 확대되는 방향으로
서서히 더욱 친해지는 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북한과 신뢰 할 수 있는 계기마련과 상호이익에 부합되는 생산적 만남이 가장 현명한 통일의 방법이라 생각되어 ‘나의통일관’이란 제목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