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발언대

장례식에 참석 못해 미안합니다.

작성자 : 지만호ㅣ2009.08.24ㅣ조회수 :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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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8월 23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마당에서 거행하는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이셨던 김대중 선생의 국장에 초청받았으나 부득이 참석을 못하였습니다. 초청까지 받아 놓고 불참한다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정부의 협조에 반하는 짓 인줄 압니다만 왜 내가 불참했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출생이 경상도라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가 왜! 전라도 여자와 결혼을 하였겠습니까?


그 보다 저는 고인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게 원인인 것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저도 한때는 정치에 깊이 빠져 많은 재산을 날려 버린 적이 있지만 고인처럼 술수에 능하지도 못하고 비열한 전략에도 소질이 없어서 한마디로 정치의 참 매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말하자면 술수와 비열한 전략이 뛰어난 선생의 타고난 소질이 너무 싫었고 사나이로서 너무 야비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억눌렸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 땅에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웠기에 당신을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께서는 차라리 평범한 삶을 살았드라면 술수와 비열한 전략 따윈 사용하지 않고 지냈을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만 선생께서는 이 땅에서 하지 말아야할 정치를 한 것에 대해 마지막 가는 선생의 길목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86년간의 긴 세월동안 영욕의 시간을 빼고는 선생처럼 한 없이 살아온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마도 고인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 보다 더 외로움과 영광의 비율에서 한 지역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부를 겸비한 영광을 독차지하고 마음껏 누렸다고 확신합니다. 두 자식을 국회의원에 입문시켰고 의문투성인 노벨 평화상도 받았고, 에스컬레이트가 설치된 저택에서 생활해 왔고 1억이나 넘는 고가의 의료기를 집에다 설치해 놓고 치료를 받아 왔다면 누가 봐도 진정한 애국자는 아니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 지도자라면 경제적으로 고달프게 살아가는 민초들과 고통을 함께 누리는 용기야 말로 존경받는 전직대통령으로 예우를 받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선생께서는 재임 중의 서거도 아니고 천수를 누릴 대로 누려온 분께서 월급 몇 푼에 목숨 걸고 투쟁하는 근로자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였다면 정부가 설상 국장을 권유하였드라도 정중히 거절 하였어야 했습니다. 국가의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는 국장을 끝내 고집한 것은 너무 자기만의 욕심과 영예를 독차지 하겠다는 과욕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수차례에 걸쳐서 선생께 가족장에 대해 간절히 청원을 하였습니다만 지나가는 강아지 짖는 소리로 들었는데 무슨 염치로 장례식에 참석하겠습니까! 아울러 선생께서는 국장을 핑계로 일방적으로 초청을 하였지 않습니까? 하찮은 내가 참석 안 해도 3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날씨 더운 주일날 불러들였다면 이 보다 더 대단한 장례식이 아니고 뭡니까?


이젠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선생께서는 우리들 민초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가셨습니까? 참으로 궁금합니다. 민주주의 와 남북화해의 물꼬를 터주고 가노라 라고 노래 불러놓고 가노라!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으나 선생! 미래의 역사심판은 이제 부터입니다. 역사가들은 망자에 대해 얼마나 가혹한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참으로 기다려집니다.


국가의 위기 때 마다 애국애족하다 산하 한 호국영령들이 묻힌 동작동 국립묘지에는 선생을 반기는 영혼들이 없기 때문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차라리 광주518묘지에 가실 것을 깜빡 잊었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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