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님
한 나라를 이끌어 나가시기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한 가정이나 작은 직장을 이끌어 가는 것도 힘이 드는데, 한 나라를 이끌어 가시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드실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한 평범한 국민입니다. 그러나 조국과 민족의 장래에 관하여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곰곰이 혼자 생각하던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전쟁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남과 북은 이제 전쟁을 하면 남과 북 둘 다 완전히 초토가 됩니다. 아무리 전쟁 초반에 어느 편에서 이겼다 해도 결국 남과 북의 천하보다 귀한 수백만 동포들의 생명들이 다치거나 사망할 것이며, 남한이든 북한이든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같이 폐허와 불모의 땅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전쟁을 수행하는 가운데 남과 북의 지도자가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는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약하신 김정일 위원장님의 건강도 더욱 악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 동안 핵무기 개발을 위하여 투자한 돈이나 기술이 아까울 수도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을 보시고 핵무기 없이는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번 더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한민족은 지난 5천 년 간 지혜로운 민족이었고, 그 결과 우리 조상들은 비록 작지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자손들에게 물려주셨습니다. 넓은 세계를 호령하고 거대한 중국을 지배하던 강대국인 원나라(몽골족)과 청나라(만주족, 여진족) 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름도 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거대한 중국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 중국의 지배하던 수많은 민족들은 중국에 동화되고 만주족과 외몽고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한민족은 강대한 중국에 흡수되지 아니하고, 지금까지 우리말과 글을 가진 나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조상들의 민족 사랑과 지혜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비록 서럽고 자존심도 상했지만, 중국에 조공도 바치고 도움을 받으면서도 나라를 잃지 않고 물려주었습니다.
강아지는 호랑이 앞에서 자존심을 내세워봐야 싸울 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강아지가 호랑이를 이길 수 있는 것은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호랑이가 되기 힘들 때는 일단 호랑이에게 맞서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였습니다. 공연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거대한 중국에 맞섰다면 아마 우리 민족은 중국에 복속되어 중국 변방의 소수 민족으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는 강하나 부러지고 혀는 부드러우나 죽을 때까지 간다.’는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정신의학에서도 정말 자존심이 있는 사람은 강한 자 앞에서 자신을 낮출 줄 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분들이었습니다. 약한 자가 강자 앞에서 어느 정도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이 자존심이 있다는 증거라고 정신의학자들은 말합니다. 힘도 없고 자존심도 낮은 사람은 질 줄 알면서도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면 죽는 줄 알고 덤비다가 만신창이가 됩니다. 미국에 맞서서 싸우던 이라크의 후세인이 바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금방 태권도 도장에 다닌 학생이 이소룡 앞에서 무술 자랑을 하면 웃음거리 밖에 안 될 것입니다. 나중에 열심히 무술을 연마해서 태권도 7, 8단 된 뒤에 얼마든지 이소룡과 맞서 대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이나 독일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들이지만 지난 세기의 두 차례의 전쟁으로 미국이 얼마나 강한 지 철저하게 체험했기 때문에 미국 편에 서서 도움을 받아 경제 강국이 된 것입니다. 일본 같은 나라는 경제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지금 당장이라도 수백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지만, 히로시마에서 한번 호되게 당한지라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만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떻게 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김정일 위원장님이 백성들에게 진정으로 자자손손 존경받는 영도자가 되실 수 있을까요?
먼저, 미국과 속히 외교를 수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저도 보수적인 기독교인이지만 미국을 좋아하는 면도 있고 부시와 이라크 전쟁처럼 싫어하는 면도 있습니다. 남한은 오래 전에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과 외교를 수립했습니다. 정말 중국과 소련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억울하고 속상하지 않으십니까?
남한 지도자들은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려고, 이념이 다르고 전쟁까지 치른 적대국가인 ‘철천지 원쑤’일 수도 있는 소련과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것입니다.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면 북한도 지금까지 미제를 ‘철천지 원쑤’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남한이 북한의 혈맹인 중국과 러시아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자유롭게 왕래하고 마음껏 경제 교류를 하는 것처럼,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시고 미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경제적, 외교적, 정치적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기가 아무리 많아도 미국의 엄청난 핵무기에 상대할 수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속상하실지라도 핵무기를 포기하시는 것입니다. 대(大) 를 위해서 소(小)를 희생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폴 케네디 예일대 석좌교수는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강대국 흥망의 원인을 경제력과 군사력의 연관성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강대국의 흥망을 결정짓는 것은 경제력이며, 특히 경제력에 비해 군사력이 비대한 강대국은 반드시 멸망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한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이라고 갈파했습니다.
1, 2차 대전이후 완전히 패망한 독일과 일본도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 강국이 되었습니다. 중국도 미국과 치열한 전쟁을 치른 적대국이지만 현명한 등소평 주석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으로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대학생들을 미국의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 유학을 보내어 선진국의 경제와 과학 기술을 배워서 중국에 적용한 결과 금방 경제가 급성장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130만 명이 해외 유학을 갔고, 그 중 이미 37만 명의 고급 인력이 돌아와서 중국 정치와 경제와 과학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했고, 미국 대학에서도 장학금을 주면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중국이 미국에게 큰소리 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와 같은 중국의 지혜를 배우면 좋을 것입니다. 지금도 스위스나 러시아에 유학생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초강대국입니다. 많은 유학생을 미국에 보내면 혹시라도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어 북한 정권에 반기를 들까봐 걱정이 되신다면, 북한에서도 아주 당성이 강하고 아무리 미국에 가도 배신하지 아니할 학생들을 선택하고 그들에게 미국에 보내는 이유를 잘 설명하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운동권이 아니라 보수적인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런 말까지 하는 것입니다.) 미국에 가면 아마 장학금도 많이 줄 것입니다. 그 학생들이 최고의 학문과 과학과 기술을 배워서 북한에 돌아와서 과학과 경제를 일으켜서, 북한이 중국이나 싱가포르처럼 경제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남한과 더욱 적극적인 경제 교류와 문화 교류를 하는 것입니다. 저 유럽의 국가들처럼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사실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 자유 왕래를 하기 힘듭니다. 그 이유는 김정일 위원장님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어느 정도 남한과 비슷하게 잘 살게 되면 자유롭게 왕래하면 좋을 것입니다. 남한 동포들도 북한 땅을 보고 싶어 합니다. 이제는 남한이나 북한이 상대방을 삼키는 통일 전략은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유럽도 두 차례의 처절한 세계 대전 이후에 이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이제는 유럽 전체가 한 나라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럽의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같은 독일어를 쓰고 독일 민족이지만 각자 다른 나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왕래합니다. 남과 북도 당분간 독일과 오스트리아처럼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면 좋을 것입니다.
수천 년 내려온 한겨레, 같은 얼굴, 같은 말을 쓰는 우리가 이렇게 강대국들의 농간에 서로 갈라서고 총부리를 들이댈 이유가 없습니다. 통역과 번역을 해야 통하는 외국인들때문에 통역없이도 번역없이도 이렇게 시원하게 통하는 우리 한민족이 언제까지 이렇게 갈라서서 피눈물 흘려야 합니까? 언젠가는 서로 끌어안고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김정일 위원장님이 중국의 등소평 주석이나 싱가포르의 리콴유 수상처럼 북한을 속히 선진국으로 만드시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위원장님이 북한 국민들에게 진정 등소평 주석이나 리콴유 수상처럼 존경받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종교의 자유를 더 많이 허락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종교인들이 김정일 위원장님의 만수무강을 위해서 기도해 드린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영화도 엄청나게 좋아하신다는 김정일 위원장님이 미국도 국빈으로 방문하셔서 할리우드에도 가보시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가셔서 좋아하는 배우와 악수도 하시고 세계 평화를 위해서 공헌하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보수적인 기독교인입니다. 일부 사람들처럼 이념과 사상이 다른 북한 정권이 망하라고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비록 이념과 사상이 다르지만 김정일 위원장님께서 정치와 경제를 부흥시키셔서 북한 백성들과 후손들에게 참으로 존경을 받고, 북한 동포들이 잘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심을 감사드리며 평안하시고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지혜를 김정일 위원장님께 주시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시기 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상은 드림
(이 글을 누가 북한에 전달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