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에는 참으로 독특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민족정기선양회를 이끌어 가는 소윤하 선생님(68)께서 전화로 “안양 삼막사 계곡에서 일제가 박은 쇠못 14개를 뽑았는데 정안제를 지내려하니 오라“고 하셨다. 그분은 사찰과의 인연이 깊었다. 대구의 지방 고등학교에서 서울 법대를 다녔을 만큼 수재였는데 절간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 중 신도에 대한 주지의 농락과 횡포를 보고 의협심이 강한 나머지 충고하다 격돌하여 상대를 살상에 이르게 함으로서 공직의 길을 포기하고 역사회복과 민족정기 선양의 과제를 필생의 과업으로 여기며 살았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삼막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안양문화원 팀과 민족정기선양회 회원들이 일제의 풍수 해독을 씻는 제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제는 이미 1890여년부터 한반도에 풍수가를 동원하여 명당이라고 알려진 곳에 쇠말뚝(혈침)을 박고 쇳물을 끓여 붓기도 했다. 자그마치 360여 급소와 혈맥이 찢어지도록 도로를 내고 쇠말뚝을 박고 횟가루를 발라서 뽑혀지기 어렵도록 했다. 그 직후 1895년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본격적으로 대한제국을 장악해 나갔다.

일부 인사들은 일제가 전국의 도로망 구상과 지표용으로 박은 쇠말뚝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측지나 토공, 건축 전문가들이 감식한 결과 건설적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쇠말뚝임이 밝혀져 한반도의 산천지기를 어지럽히고 약화시키려는 일제의 풍수 침략, 인물 탄생이 어렵다는 패배의식을 유발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 박정희대통령께서는 이러한 일제의 식민지 책략에 대응하여 1962년부터 군대를 동원하여 일제 시대에 박았다는 약 60여군데의 쇠말뚝을 조용하게 뽑아내었다. 그 이후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속 쇠말뚝 뽑기 작업을 추진해 온 분이 바로 소윤하선생님과 서길수교수님이였다.

소윤하선생님의 작업은 1985년부터 시작되어 독자적으로 지금까지 26년간 전국에 발견된 약 300여개를 제거하였다. 이번에 안양 석수 1동 삼막천에서 제거한 것들은 길이 40센티에서 120센티, 지름 3센티의 6각형이었고 황토와 횟가루로 둘러 싸여 있었다. 천지인(天地人)을 동일시하여 땅을 생명 유기체로 보는 관점에서 풍수의 이론은 설명될 수 있어나 일제가 식민지로 만들어 가기 위해 그토록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제의 극우 정한론의 후예들은 해방이 되어 한반도를 떠나면서도 강화도 마니산 산정의 우물에 횟가루를 집어 넣어 우물이 마르도록 했다고 한다.

새마을 운동 이후 30여년 이상 업무 재해 사상율이 세계1위를 연속할 정도로 앞 세대에서 무한한 학습과 근로정신으로 노력한 결과 이 만큼이나 살게 되었지만 일제 잔재와 지기(地氣)의 혼란을 해소하고 전국의 혈맥을 소통시키려 한 뜻있는 선생님들의 애국정신도 예사롭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도 빠른 시간 내 이러한 일제의 풍수 해악을 제거하여 심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도 보다 나아지길 바라고 같은 동족으로 북녘이 한결 살기 좋은 땅으로 변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