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김정일의 뇌물정치와 당 관료 길 들이기

북한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는 무자비無慈悲한 사상투쟁이란 용어가 있다. 무자비한 사상思想 투쟁鬪爭이란 혁명사상을 검증檢證함에 있어서는 부모父母, 형제兄弟 할 것 없이, 인정人情 사정事情이란 전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1) 뇌물賂物정치政治

북한사회에서 제일 잘사는 사람은 통치자 김일성 부자와 측근 노동당 관료, 군軍상위급 지휘관들이다. 이들은 김정일에게 절대적인 충성忠誠을 다하는 것으로 최상의 주거환경과 고급승용차를 비롯한 사치품을 받기도 한다.

2004년 10월 14일 UN안보리 결의 1718호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전략물자 금수조치에 사치품을 포함시킨 것은 김정일의 뇌물정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김정일은 이들의 부정을 묵인 내지 조장하면서 당에 대한 충성도를 가늠하기도 한다.

2) 당 관료 길 들이기

대남對南 협력協力사업事業을 주관해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秘書 겸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용순金容淳 위원장의 예를 들어보자.

김용순 위원장은 김정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14일 평양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DJ와 김정일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 다른 간부들을 제치고 김용순 만이 유일하게 김 위원장의 왼편에 배석해 그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당시 김정일은 DJ 내외와 수행원들과의 기념촬영 때에 ‘김용순 위원장은 어디에 있어?’라고 그를 불러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용순은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김정일의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부장과의 각별한 인연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1984년 5월 김일성 주석主席의 동유럽 방문 시 대표단 일원이었던 김용순은 김일성 주석의 성공적인 동유럽 방문을 축하하는 뜻으로 귀국도중 열차列車 안에서 수행원들과 술을 마시고 디스코 춤을 추는 등 문란紊亂한 행동行動을 했다.

이 사실이 김일성에게 알려지면서 큰 분노憤怒를 사게 되어 사상투쟁회의 검증思想總和 끝에 처벌을 받고 당비서秘書에서 해임돼 탄광炭鑛에 내려가 1년간 막장일을 해야만 했다.

이렇게 하여 사상 검증과 충성忠誠맹세를 다진 후 풀려나 88년 12월 당 국제부장으로, 90년 5월 국제담당 비서로, 92년 4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92년 12월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統一戰線부장에 임명됐고, 93년 4월에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統一政策위원장, 93년 8월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94년 7월 조선아세아亞細亞태평양太平洋평화平和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김일성 부자의 무자비無慈悲한 관료 길들이기는 마치 충견忠犬을 길들이기와 같으며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다.

(15) 북한의 50년 6?25남침전쟁의 진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한 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실시되지 못함에 따라, 1950년 북한의 불법 6?25남침전쟁에 대하여 청소년층이 6?25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 또는 남한의 북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상반된 이견으로 국가 안보에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하여 2005년 4월 군사편찬연구소가 미?소간의 냉전 종식 후 새롭게 공개된 구 공산권 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남침계획을 완전히 분석한 것을 요약해 소개함으로써, 휴전상태에 있는 6?25한국전쟁이 아직까지도 해결치 못한 역사의 과제(課題)임과 동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그릇된 국가안보 의식(意識)을 바로 잡고자 한다.

▲1949년 김일성-스탈린 회담

엘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제공한 구소련 외교문서에는 북한의 남침 움직임이 1949년 3월 5일 김일성-스탈린 회담부터였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은 무력으로라도 통일하겠다며 남침의사를 처음으로 밝혔으나 스탈린은 거절했다.

하지만 스탈린은 주한 미군의 존재를 상기시키면서 선제공격은 무리라는 입장이었다. 선제공격의 형식도 한국의 선제공격을 유도한 후 받아치는 방식을 권유했다.

김일성은 스탈린으로부터 남침계획에 대한 동의를 받지는 못했지만 6개 보병사단과 3개 기계화부대용 무기도입 등 북한군 증강 약속을 얻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이 같은 약속은 비밀 조약으로 명문화,‘전쟁 지원의 성격, 소련에서의 북한군 교육 및 경제관계의 발전과 기타 문제들에 관한 조?소협정(朝蘇協定)’을 체결했다.

이 같은 약속에 따라 T-34전차(戰車)와 Su-76자주포(자(自走砲)를 비롯한 무기들이 속속 도입돼 북한군의 전력이 급격하게 강화되었다.

1948년 2월 10일 김일성은 ‘남북제정당사회단체연속회의’에서 북한의 평화제의를 남한이 거부하고 있음으로 침공할 명분이 된다고 강변하였으나 스탈린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김일성은 1949년 8월 12일과 14일 스티코프 소련 대사에게 군사고문단을 제외한 미군이 철수함으로써 38도선은 의미가 없고, 북한군의 전력우세가 입증되었으니 대남 선제공격을 또다시 주장했다.

1949년 10월 중국대륙에서 공산당이 최종 승리를 거두고 필요시에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게 되자 스탈린의 태도가 달라졌다.

스탈린은 김일성에게 “나는 당신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알렸으며, 또한 김일성은 북한군이 침공하면 한국에서 인민봉기가 뒤따라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1950년 4월 소련의 동의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은 새로운 ‘방위선’에서 한국을 제외하자 김일성은 스티코프 대사를 만나 재차 남침을 주장하였으며, 마침 중국 공산당이 중국 본토를 장악했음으로 중국의 마오쩌둥도 북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50년 4월 모스크바를 찾은 김일성에게 스탈린은 “해방전젱의 모든 득(得)과 실(失)을 다시 한 번 따져보시오. 무엇보다 미국이 개입할 것 같소?” 김일성은 미국의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했으며, 이 자리에서 스탈린은 남침계획에 아주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리며 동의하였다.

“작전은 3단계로 설정하며, 제1단계에서 38도선 지역 내 부대를 집결시킨다. 그 다음 북한 정부는 새로운 평화통일 제의를 발표한다. 서울이 이를 거부할 것임으로 바로 그때 공격하면 된다. 옹진반도 타격 구상은 옳다. 누가 최초의 군사행동을 했는지 진실을 엄폐하는데 유용하다. 남측의 반격이 있은 후 전선을 확장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전쟁은 반드시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적이 제정신 차릴 틈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1950년 5월 13일 김일성은 베이징을 방문, 마오쩌둥(毛澤東)과도 논의 했으며 마오쩌둥은 남침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마오쩌둥은 “도시를 포위 점령하기 위해 지체해서는 안 되며, 병력은 적군을 섬멸하는 데 집중 운용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등 국공내전(國共內戰) 때 얻은 경험을 소개하며, 만일 미군이 참전한다면 중공(中共)은 병력을 파견해 북한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6월로 정한 이유

1950년 4월 15일 무렵 독?소전(獨?蘇戰)의 영웅이자 전투 경험이 풍부한 바실리에프 중장 등 새로운 군사 고문관이 북한에 들어 왔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전공을 세우고 군사아카데미를 졸업한 대좌급 20여명이 북한 총참모부 작전국에 배치됐다.

5월 초 소련 고문단의 포스트니코프 장군은 북한군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작전계획을 무시하고 소련 고문단이 완성한 작전계획을 강건 북한군 총참모장에게 넘겨주었다.

김일성은 공격 개시일이 늦어질 경우 전투준비에 관한 정보가 남쪽에 누설될 수 있고, 7월에는 장마로 부대기동이 제한 받기 때문에 김일성의 주장대로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에 동족상쟁(同族相爭)의 남침전쟁을 감행하였다. 새벽 6시에 인민군 6사단이 황해도 개성에 침입하였으며, 국군 1사단 12연대는 오후 7시55분에 인천으로 철수하였으며 6월 28일 남침 3일 만에 수도 서울은 인민군에게 완전히 장악되었다.

1950년 6월 27일 UN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 북한의 불법 남침을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원상 복구를 요구하였으나 북한이 불응하자 미 ? 영 ? 호주 등 21개국(16개국은 전투병, 5개국은 의료 및 민생 지원)이 유엔군을 결성하여 맥아더 장군을 유엔군사령관으로 임명하였으며, 이승만 대통령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위임했다.

9월 15일 유엔군은 맥아더의 지휘아래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여 6?25전쟁의 전세를 뒤바뀌어 놓으면서,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하고 압록강까지 북진하여 통일이 되려는 순간, 10월 16일 중공군 10만여 명의 개입으로 일진일퇴를 거듭하였다. 1951년 6월 23일 북한은 휴전을 제의하였으며 휴전교섭 2년만인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성립되었다.

이와 같이 3년1개월간의 승패(勝敗)없는 전쟁으로 남북한 국토(國土)는 초토화(焦土化)되었으며, 인명 피해는 다음과 같다. (국방부 전쟁사 기록 03.7. 23 참조)

1. 군인 피해(명) 한국군: 62만1,479명 UN군: 15만4,881명(미-13만6,850)

군 별	전 사	실 종/포 로	부 상
한국군	137,899	32,838	450,742
UN군 (미군175만참전)	40,670 (36,940)	9,931 (7,776)	104,280 (92,134)

2. 남,북한 민간인 피해(명)

남한 합계	남 한	북한 합계
	사망/학살		부 상	납치/행불
990,968	373,599	229,625	387,744	1,5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