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대 세습왕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북한이 지난 달 28일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그의 아들 김정은에게로 권력 승계의 첫 단추를 끼운 거사(?)를 단행했다. 우리의 근대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3대 세습 왕조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살펴보면 북한이 내세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호칭을 무색하게 만드는 왕조체제가 어이없기도 하고 시대착오적이기도 하다.

순리와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이 현재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스스로도 민주주의와 인민의 공화국을 부르짖는 나라에서 어떻게 세습 왕조가 가능할까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어느 정치가의 말처럼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것이 남북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십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 했다 싶다. 왜냐하면 북한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만은 없는 또 다른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다.

보도에서 보는 것처럼 금년 여름 북한은 수해로 인해 대단히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상습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식량 부족의 현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식생활마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의 지원과 관심은 물론 남한의 도움이 절대적일 텐데 이처럼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형태를 보인다면 과연 누가 나서서 도와주려고 할까.

하지만 북한이 어떤 체제를 선택하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결국 북한의 몫이다. 다만 우리로서는 북한에 어떤 체제가 들어서든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들과 최선의 관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반세기가 넘는 민족 분단의 현실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북한의 체제를 하나의 가십거리로만 다루거나 비아냥거리기만 한다면, 해서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해버린다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잃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