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상기ㅣ2011.07.26ㅣ조회수 :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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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을 진정한 대화로 이끌기 위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에 이어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났다. 또 북한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러 오는 28일 뉴욕으로 날아간다 한다. 북한 비핵화(非核化)와 관련, 남북한이 이야기를 나눈 건 2008년 12월 6자회담 후 2년7개월 만이고, 미·북이 다시 머리를 맞대는 건 2009년 12월 보즈워스의 방북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원칙 있는 대응만이 北을 진정한 대화로 이끌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남북 대면(對面)과 이어질 미?북 접촉을 '남북대화→미?북 대화→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화론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남·북과 미·북의 연속 대화로 북한 비핵화의 전망이 당장 밝아지는 건 아니다. 한국·미국·북한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핵 도발 가능성이 있는 북한을 그냥 방치해 두기 어려운 형편이며 북한 역시 내년 막을 올리는 이른바 강성대국 원년(元年)에 국민에게 보여줄 성과가 궁한 처지이고 우선 식량 원조의 물꼬를 트는 게 급했을 것이다.
한국으로선 미국의 이런 사정을 배려해야 할 필요와 함께 총선·대선이 내년으로 다가온 마당에 사실상 냉동(冷凍)상태에 있는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그냥 바라만 보기 어려운 입장일 것이다. 정부가 천안 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과 문제를 비핵화 대화 레일에서 한발 짝 물러선 것도 남북관계를 다루는 별도의 방책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대화는 언젠가 북 핵 불능화(不能化)란 본질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낮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정치적·외교적·경제적 대가를 요구하고 나와 지루한 밀고 당기는 과정이 또다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핵문제로부터 대화의 단서를 되살려내려는 우리의 시도를 북한이 천안 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과 문제를 깔아뭉개고 가도 괜찮을 것이란 신호로 착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남북대화 없이 미?북 대화 없다는 일관된 원칙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은 물론 핵 포기가 주목적이지만, 그 대가로 지불할 원조금액을 한국에 떠넘기는 것도 회담의 목적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이룰 체제를 구상하고 북한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제1의 당사자는 우리다. 김성환 장관이 박의춘 외무상에게 "남북이 비핵화회담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위성락 수석대표가 리용호 부상에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안전보장과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는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정책을 새삼 설명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불해야 할 나라는 핵보유국들이다. 한국은 여기에 끌려가지 말고 잃어버린 협상카드를 다시 주어온 다음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했으므로, 우리가 천명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이미 무효화 되었고, 한국 정부는 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원칙 있는 대응만이 北을 진정한 대화로 이끌 수 있다.
발리 "비핵화회담, 남북관계 복원 아니다"
북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발리에서 열린 남북 비핵화회담이 남북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했다. 재일본 조선신보는 '북남회동→북미대화 재개, 봉쇄된 서울의 대결노선' 제목의 글에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회담을 마치고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남측 단장을 만났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외교당국자들의 회동은 북남관계의 복원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간회동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외교의 틀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과거 평양, 서울에서 남북 사이에 대화가 진행될 때는 남측에서 통일부가 나섰다"고 말해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명박 정권의 고질적인 대결 악습이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않는 한 북미대화가 진척되고 비핵화 문제에서 새로운 국면이 열려도 남북양자관계의 교착상태는 변함없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이번 비핵화 회담에도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이어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리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에 현존하는 대결구도를 청산하고 안정되고 평화로운 환경을 마련한다는 조선의 목표는 명백하다"며 "김계관 부상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조선의 평화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음을 알아야 한다.
"발리 회담했다고 남북관계 급진전 아냐"
김성환 외교장관은 “발리 회담이 있었다고 남·북 관계의 급격한 진전을 바로 기대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계관 제1부상의 미국 방문과 그 이후 한·미 협의,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확인할 부분이 있어 차분히 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관은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면 남북관계도 진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해서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고 “남·북 회담과 북·미 접촉이 있다고 해서 바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사전조치를 통해 비핵화 진전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한다.
발리 회담에 정치권은 국민혼동 시키지 말아야
여의도 정치권은 저마다 쏟아낸 ‘남북 관계’에 대한 훈수가 넘쳐났다. 모처럼 열린 ‘남북 외교장관 회담’ 이후 남북 관계 변화를 놓고 정치권은 선명성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남북 비핵화 논의 시작을 환영 한다“며 ”북한은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충분한 사과를 통해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요구하며, 남북 대화를 북ㆍ미 대화로 가기 위한 형식적 절차로만 활용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경계하였고
반면 여당 일각과 야당에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최고위원은 ”새로운 변화 필요성에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며 ”지금은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고,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에 담을 남북관계 변화 방향이 중요하다“고 전향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민주당에서는 남북 대화 개시를 시발점으로 대북 지원 재개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선 쌀과 같은 인도적 지원부터 재개해서 교류협력을 활성화할 것을 요구한다.“며 ”남북교류협력에 우리 경제의 활로가 달렸다“고 강조하며.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인도적 식량 지원이 필요하며, 이산가족 상봉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고, 또 대북 외교 라인 인사 교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욱 민주당대표는 15일 "남북은 작은 문제들을 뒤로 하고 평화라는 대의를 위해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핵무장 못 막은 것을 아는 가, 정치권의 말 한디 한마디가 혼란스럽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을 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북한의 충격적인 도발을 벌써 잊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남북정상회담에 기대를 걸다가는 북한의 치고 빠지기 전략에 말려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치하시는 분들이여!
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면 최소한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정일이 서울로 내려오는 형식이라야 한다. 김 위원장의 답방 약속은 북한이 끈질기게 매달리는 6·15공동선언에 시퍼렇게 살아있다. 북은 1, 2차 회담을 남측 지도자가 북측 지도자를 알현하러 간 행사로 포장했다.
또한 정치인이라면 국민들로 하여금 안보 불감증이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고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를 차단하려면 정상회담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는 법인데 발리회담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적 정상회담운운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진정한 남북대화를 원한다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성 있도록 하여 국민들이 혼동 없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남북대화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