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는 일정한 성과와 화해를 이끌어냈지만 국민적 자존심을 건드리면서까지 성과지상주의에 매달린 나머지 북한 당국이 남한을 무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결과 북한 당국은 &lsquo우리 민족끼리&rsquo를 부르짖으면서도 미사일과 핵 실험 때 중국에는 사전에 설명해 주고 우리에게는 일체 알려주지 않는 행태를 보였던 것이다. 앞으로는 북한의 변화가 체제 유지에 급급한 &lsquo우리식 사회주의&rsquo가 아닌 진정으로 북한 주민의 복리와 인권을 위한 체질 변화 없이는 국제사회의 북한 경제협력이 불가능하며 북미관계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에도 한계에 이른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이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국제 협력을 중요시하는 것도 북한이 지난 정권 하에서 한미 간 대북정책에 따른 갈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에 대해 미국의 일방적 정책을 추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그런 불평등한 관계를 오늘날까지 용납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참여정부가 외교적 양보는 다하면서도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잘못을 정상적으로 되돌리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동맹국 간에도 정책적 입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국가 이익이 상치될 때는 그것이 뚜렷하게 강조되곤 한다. 그러나 친밀한 신뢰관계 구축은 갈등을 뛰어넘어 설득과 이해를 가능케 하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한반도의 진정한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공존을 제도적으로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강화를 북핵문제 해결과 통일을 주도하는 데 지혜롭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강화가 한반도 문제와 통일에 중요한 변수가 될 중국으로 하여금 그동안의 소극적 대북정책에서 탈피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남한에 의한 통일을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통일 이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와 확대에 전략적 관점을 두어 왔다. 정부가 이런 상황에 잘 대처해 좀 더 자신 있고 당당한 태도로 남북 대화와 협상에 임할 때 우리가 목표한 평화공존과 공영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황인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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