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샘소리 프로젝트' 홍세흠 이사장(연합)
미국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추진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한국에도 미국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이런 자국민의 고통을 해결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하기로 한 것입니다 "
2006년 본격화된 유진벨재단의 미국 내 이산가족 상봉 추진프로그램인 '샘소리 프로젝트'의 홍세흠(62) 운영 이사장은 '샘소리'의 출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8&sim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다.
미국 내 한인이 200만명, 이 가운데 이산가족은 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지만 그동안 미국 정부는 북한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는 이들이 미국시민이라는 이유로 상봉 문제에 손을 놓고 있었다.
이에 '샘소리'는 미 의원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설득 작업과 로비를 벌여 지난 1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상봉지원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법안은 행정부가 6개월 내에 북한에 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의 숫자와 이산가족 상봉 실태 등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보고서가 의회에서 통과돼야 법안이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
홍 이사장은 "현재 보고서 초안이 작성돼 백악관 결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되고 있어 얘기를 꺼낼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미 정부의 지원 하에 이산가족 상봉 노력이 이뤄지고 공식적인 상봉 통로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이산가족들이 브로커 등을 통해 연변에서 몰래 가족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돈을 떼이거나 아예 만나지 못하기도 해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해소해주기에는 한계가 컸다.
샘소리의 경우에도 사업 추진을 위해 이산가족 실태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입력하는 작업 등을 해야 하지만 현재는 뚜렷하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곳이 없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갹출해서 운영해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홍 이사장이 샘소리 프로젝트에 뛰어든 것은 이산가족 상봉의 절박함에 공감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와 병행해서 미국 내 한인들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프로젝트는 누구나 공감하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이를 연결고리로 삼아 일본군 위안부, 독도 문제 등 다른 문제들을 꺼내기도 좋다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가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조용한 소수'의 대접밖에는 받지 못한다"며 "앞으로 우리 동포들의 목소리를 미국 정부에 전달하고 한인 2세들을 중심 무대로 내보내는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