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당원으로 지난달 25~28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관했던 오금석(57) 콜로라도 주지사 아시아 자문위원장은 9일 “이번처럼 박빙의 대선에서는 단 몇천표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시아계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의 ‘Pre-action(사전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학차 미국 덴버에 갔다 눌러앉은 오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 7년 전에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지금은 미 중서부 지역의 한인 사회를 이끌고 있는 인물로,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참관했다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덴버 운동장의 7만6000석이 꽉 찰 정도로 만원이었다. 민주당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많은 참석자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오바마의 연설을 들었다. 하지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여전히 자신 몫의 대의원들은 따로 접수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약간의 잡음도 있었다.”

―오바마 후보 당선 가능성은.
“힐러리가 승복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민주당 내에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힐러리 지지자들은 오바마가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가 여론조사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최소 4%포인트 앞서야만 실제 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공화당 부통령으로 가세하면서 선거는 더욱 재미있어질 것 같다.”

―누가 당선되는 것이 한반도에 더 유리한가.
“아무래도 오바마다. 오바마는 집권 뒤 정책결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매케인보다 친한파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오바마는 미국이 강대국이라는 바탕 아래 에 실용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는 북핵 문제에서도 훨씬 유연하고 진보적이다.”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가 미국 정치를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있다.
“맞는 이야기다. 미국 사회에 파고들어야 하는데 한인사회는 이게 안 된다. 승부가 결정된 뒤에야 반응을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오랫동안 신뢰를 쌓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