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스페인 한반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 및 토론의 첫 순서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 이론과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요셉 마누엘 브라냐스(Josep Manuel Bra?as) 바르셀로나 주립대학교 교수이며 한국학연구소장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브라냐스 교수는 현재 남북통일과 주변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의 비영합 게임(non-zero-sum game) 이론의 일종인 ‘죄수의 딜레마’ 사례와 비교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여 상호협력을 약속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변절을 선택하는 상황과 매우 흡사한 갈등현상이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서 남북한 양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이 각기 상이한 이해관계와 국가 정체성 등으로 개인적 이성주의와 이기주의로 대처하는 비합리적인 양상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이러한 양상은 거시적인 안목으로 볼 때 각 국가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국가간의 마찰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북한이 상호협동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호혜의 원칙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사회에서는 보다 강화된 국제레짐의 등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발언을 맺었다.
이어서 산티아고 카스티요(Santiago Castillo) EFE통신 국제부 편집인은 ‘남북한 정치양상과 국제관계의 반향’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그는 "21세기의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각국은 자국정책과 국제정책의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해야 한다“며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세계화에 편승하기를 거부하고 갖은 책략으로 국제사회 규범을 어기는 행동을 되풀이하여 위기감을 조성하고 6자회담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북한이 강행한 미사일 발사실험과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하는 동영상을 공개방영하는 의도는 대내외적으로 미국 오바마 정부의 관심끌기를 유도하고 김정일 집권 3기의 체제결속을 다지기 위한 작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그는“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주축이 되어 핵보유국들이 핵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적어도 현재상황으로서는 김정일이 가장 두려워 하는 북한체제 붕괴에 대한 우려를 줄여주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패널로 나선 스페인 국제문제대외정책연구소장과 스페인 외무성 핵확산방지·군축 부서 전문자문위원의 직책을 맡고 있는 비센테 가리도(Vicente Garrido)의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에 관한 통찰’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다.
그는 먼저 북한의 핵개발 동기에 대하여 분석했고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했다가 탈퇴한 과정 및 IAEA와 전면안전조치 협정에 서명, 탈퇴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하여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4월 5일에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준은 약 25년만에 사거리가 340km에서 3,200km로 10배정도 진보한 것이며 북한의 장거리 발사의 전략적 의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회부에 반발하여 6자회담을 파탄 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측면이 있고 오바마 행정부와의 교섭을 통해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을 도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가리도 소장은 "북한은 이와같이 독재체제의 생존수단으로 절묘한 핵카드 전략을 펼치면서 한반도와 주변국가에 중대한 안보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하여 상호협동하여 그 해결방안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스페인은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이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새로 출범한 미국 오마바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산티아고 카스티요 편집인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예상키 어려우나 미국 외교철학의 변화와 함께 경제위기에 따른 외교정책 변화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도,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은 묵인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과격한 제재를 가하냐는 질문에 비센테 가리도 소장은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확산방지조약의 미가입국이고, 북한은 1985년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 1991년에는 남북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서명, 1992년 IAEA와 전면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했던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북한이 최초 보고서를 IAEA에 제출하였으나 6회에 걸친 IAEA의 사찰 결과 북한 핵문제가 증폭되기 시작한 가운데, 1993년 3월 12일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하였다가 그 후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탈퇴를 잠정 유보하여 ‘탈퇴 유보의 특수지위’를 내세워 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하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이 1994년에 IAEA를 탈퇴를 선언했지만 조약에선 계속 ‘탈퇴 유보’ 상태를 유지하다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북한핵개발 문제로 2003년 1월 또 다시 탈퇴를 선언한 불신국가로서 국제조약에 가입을 한 상태에서 교묘하게 위법을 자행했고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국제질서를 파기했으므로 마땅히 국제적 제재를 수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끝으로, 북한을 방문한 소감에 대하여 브라냐스 교수는 누구나 북한을 방문하면 느끼는 바, 지나친 통제로 자유롭지 못해 일주일을 지내기가 어려운 국가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북한인권 상황은 매우 열악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하루빨리 북한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으로 모든 공식 포럼을 마치고 만찬을 통해 토론과 추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스페인 주류사회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