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 이렇게 준비하자’ 전문가 대토론회

3. 19 양양서 민주평통-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공동 주최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3월 19일 오후 1시 강원도 양양 솔비치호텔에서 전문가 3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 이렇게 준비하자」란 대주제로 '제4차 남북관계 전문가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제4차 전문가 토론회 전경>

민주평통과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전문학자 외에도 언론계 · 정치계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이 고루 참여해 △현시기 북한체제의 불안정성-분석과 전망, △2010 남북정상회담-추진전략과 과제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별보좌관은 이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남북정상회담을’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은 어떻게 남북협력시대를 열어 나갈 것인가를 실용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특보는 “앞으로 있을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기본합의서와 6.15선언 및 10.4선언을 포용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어 남북이 미래를 향해 손잡고 나가는 모습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제1, 2차 정상회담은 분열과 적대의 관계를 화해와 민족공조의 관계로 바꾸는 회담이었기에 악수하고 화해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지만, 차기 정상회담은 1차적으로는 남북경제공동체, 그리고 문화공동체를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제1회의 : 현시기 북한체제의 불안정성-분석과 전망’에 대해 발제를 맡은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현재 일정기간 버텨낼 수 있다고 설정해 놓은 기간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북한의 공권력과 공적 시스템에 이상 징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북한의 11.30 화폐개혁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된 후 올초부터 북한체제가 정상궤도에서 이탈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연내 북한에서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올해 북한은 중국의 지원이나 남측으로부터의 대북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한국에 대한 무력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북한은 올해도 벼랑끝 외교와 전통적 기만전술을 구사할 것인데, 북 · 미간 대립이 격화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후계구도 역시 급변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정부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이 확보되는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북한의 개혁 · 개방을 유도하려면 국제사회의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2회의 : 2010 남북정상회담-추진전략과 과제’에 대해서는 김용호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발제에 나선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비핵 · 개방을 통해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하나, 북한은 핵보유 기조와 보수적인 대내정책을 유지하면서 당면한 곤궁을 모면하려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차기 정상회담은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대신 북한의 단기 이익을 선별적으로 배려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또 “차기 정상회담에서는 6자회담 합의 보다 진전된 북한의 비핵화 언질을 획득해야 하며, 남북상설대화기구 창설을 주요 의제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의 접촉과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3차 정상회담의 선결조건 차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핵심 의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정상회담 의제에서 포괄적으로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정도로 융통성 있게 북측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홍용표 한양대 교수는 “비핵화는 반드시 달성돼야 하나, 비핵화가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핵화와 정상회담을 너무 강력하게 연계시킬 경우, 그것에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면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명확한 개념과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정문헌 청와대 통일비서관, 그리고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김점준 민주평통 통일정책자문국장의 개회인사가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다음과 같다.<가나다 순>

- 김근식 경남대 교수(제1회의 지정토론)

-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별보좌관(기조연설)

- 김영수 서강대 교수(제1회의 발제)

- 김용현 동국대 교수(제2회의 지정토론)

- 김용호 인하대 교수(제2회의 사회)

- 남궁곤 이화여대 교수

- 남궁영 한국외국어대 교수

-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

-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장(제1회의 사회)

-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제2회의 발제)

-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 유호열 고려대 교수(제1회의 지정토론)

- 이경직 국회 황진하의원실 보좌관

- 이미경 통일교육원 교수

-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이웅수 KBS 기자

- 정규섭 관동대 교수

- 정낙근 여의도연구소 정책개발실장

- 정성임 육군사관학교 교수

- 정용수 중앙일보 기자

- 정일영 국회 이미경의원실 보좌관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조윤영 중앙대 교수

- 최현옥 국회 이범관의원실 보좌관

- 홍용표 한양대 교수(제2회의 지정토론)

※ 붙임파일 : 제4차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