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가슴 졸이며

희망으로 기다렸던 침몰이후 20일.

천안함 용사 한 분 한 분의

짤막짤막한 사연 몇 줄에도

금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열하던 어머니와 수척한 부인의 모습에

막연하게만 느껴져 왔던

삶의 경건함이란 것이

비수처럼 가슴을 눌러왔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표정은

끝내 울컥 눈물을 쏟게 했습니다.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 고마운 마음,

그리고 미안한 마음의 눈물만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 국민이 천안함 용사들을

내 아들로 생각했습니다.

온 국민은 이제 천안함의 한가족이 되었습니다.

행여 훗날 길손이 천안함 용사들을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그대들로 인해 우리가 평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그리고, 그대들의 거룩한 희생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합당한지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기관이자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북미주 자문위원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실의에 빠진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의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우리가 교류 협력의 그늘 아래

넋나간 사람마냥 안보라는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 우리는 북에

많은 지원을 해 왔습니다.

달라지기를 기다렸고,

달라질 것으로 알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연평해전, 핵실험에서 보듯이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

진실이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 모두 천안함 참사를 계기로

단결의 끈, 국민통합의 끈을

다시한번 바짝 조여맵시다.

국내외 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우리 장병들이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줍시다.

2001년 9ㆍ11 테러 時

미국인들은 경악과 놀라움을

사태 해결에 대한 정부의 믿음으로

진정시켰습니다.

국가적 위기.

성조기와 국민화합으로 극복해냈습니다.

위기를 극복해 나아가는

그들의 능력이 곧 미국의 힘이었습니다.

우리 눈에 무서울 정도로

대담하고 대단하게 보였던 것은

자신의 불편과 희생을 감내하는

미국 시민들의 의지와 인내심이었습니다.

일사불란하게 협조하고,

자발적인 봉사에 참여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에서

등골이 오싹해지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

온 국민의 잠재력을

돋보기처럼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분명 국제사회는

훌륭한 경제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주며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 한국이기에

이번엔 국가안보위기 관리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북미주 현지 반응은

한국이 흥분하지 않고

정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서

이번 사태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디스의 국가신용평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북미주 자문위원도 조국의 위기 극복을 위해

현지에서 우리 교포들의 힘을 모으겠습니다.

천안함 희생장병을 위해

교민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메모리얼 펀드를 조성하겠습니다.

모금된 성금으로

정부와 협의해서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일에

사용되기를 희망합니다.

저희들은 메모리얼 파크를 만들기를 제안합니다.

저희들은 또하나의 바람이 있습니다.

천안함의 장병들은

전사자로서 예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단순히 희생된 것도 아니고

또 일반적인 순직의 의미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한국주둔 장병은 한국에서

근무중 사망할 경우,

그 자체로 전사자로 분류됩니다.

심지어 얼마전 미국 내에서 훈련도중

중동 테러리스트의 총격에 사망한

군인들도 전사자로 예우되었습니다.

천안함의 장병들은 분명 최전방에서

작전중 외부공격에 의한 사태라는 점에서

분명 전사자로 예우되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시민, 캐나다 시민으로 살아가는

저희들이 가진 생각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가 고인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그들의 거룩한 희생 위에 있음을

영원히 기억합시다.

천안함 관련 전사장병 여러분의 이름을

우리 가슴에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으로 새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