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해로 남북상생의 길 열어야 할 때"

- 민주평통＊충청일보 공동주최 '통일안보 지상좌담회' -

◆사회=향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국민적 통일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핵 포기하고 개방의 길 나서는 진정성 보여야"

△김병일 (민주평통 사무처장)=최근의 남북관계는 천안함 사태 등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 한마디로 침체기다. 그렇다면, 이런 침체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이 시대흐름을 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도 세계적인 시대흐름에 맞추어 국제사회로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라며 장막을 치고 문을 걸고 핵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 한마디로 시대흐름에 역행한 것이다. 문제는 그 결과가 고스란히 남북관계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등을 빌미로 끊임없이 대가와 대북지원을 요구했고, 또 그렇게 해 준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돈으로 개혁개방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군사력 증가 등 강경책으로 남북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문제를 체제유지를 위한 수단이나 하부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상, 남북관계의 진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의 남북관계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방과 변화를 위한 북한의 결단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대북정책의 기본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상생공영의 원칙과 틀은 현재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다. 다만 북한이 상생공영의 원칙하에, 핵을 포기하고 상생공영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얼마든지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의 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통일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 국민적 화합, 그리고 소통이다. 통일문제에 대한 '한마음'의 합의와 화합은 가장 필수적인 통일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독일도 통일되기에 앞서 동독주민 80%가 서독TV를 시청하고, 편지왕래도 있는 '통일(通一)'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민주평통 충남지역회의 대행기관장으로 평소 통일안보와 외교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

　

"평화보장이 먼저, 상호인정과 소통정신 필요"

△안희정 (충남도지사)=분단이후 시대에 따라 반공, 안보, 승공통일, 또는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존 등 각기 다른 논리가 등장하였지만, 통일은 언제나 우리의 중요한 화두였다. 그렇다면, 우리의 통일정책은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하는가. 먼저 통일의 당위성에 관한 부분이다. 통일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 민족이 평화롭고 풍요롭게 잘 살기 위한 것이다. 통일이 되지 않으면 평화와 풍요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이기는 안보보다 평화를 지키는 안보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분단국가에 있어서 통일은 지상의 명제이지만, 통일을 위해 평화를 희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평화통일 추구는 우리의 헌법정신으로 다른 방식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이는 통일의 궁극적 목적에 반하는 것이며, 목적과 수단이 엉킨 것과 다름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평화를 위한 일 그리고 종국에는 통일에 이르게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그것을 중심으로 안보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을 지향하는 안보정책이다. 남북간 대화와 소통, 상대방의 존재 인정과 존중의 정신, 상대방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 한마디로 관용이 대화의 전제다.

　

평화통일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주역량과 균형외교, 그리고 정파적 이해를 넘어서야 한다. 그 바탕 위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의 힘이란 국민적 합의에서 나온다.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대북정책의 가치와 전략을 명료하게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여론의 대세를 형성하고, 나아가서는 이를 투표 결과에 반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이것을 국민적 합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교교육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구체적인 통일의식 함양과 안보교육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통일안보 프로그램 개발과 실천방안 마련해야"

△김종성(충남도교육감)=오늘날 청소년들은 개인주의로 시대가 변천함에 따라 국가안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에 대한 열망도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미래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될 이러한 청소년들을 기성세대인 우리가 바르게 지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북한 바로알기 교육을 선행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과정 속의 북한 실상교육 강화, 탈북강사 등 북한실상 전문가 초청 강의, 역사 속에서의 북한 이해교육, NIE 자료 및 인터넷 자료 활용 교육 등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각종 체험학습을 통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학창시절 병영체험 캠프 참가, 통일전망대, 판문점, 강화도 전적지 등의 안보체험학습장 견학, 독립기념관, 국립현충원 등을 방문하여 내 조국의 소중함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새기도록 지도해야 한다.

　셋째, 청소년 대상 각종 대회를 실시하여 통일의 필요성, 안보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통일안보문예대회, 통일회화(만화, 포스터그리기)대회, 통일안보웅변대회, 통일안보UCC경연대회 등 각종 대회를 실시하여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작품 활동을 하면서 바람직한 평화통일의 모습을 그려보고, 안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통일안보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해당 교사들에게 전문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사들을 위한 전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원들의 각종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정기적으로 해당 교사들이 참여하게 하여 통일안보에 대한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지역 안보 현안과 안보의식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한 말씀 해 주시죠.

　

"국민의 불안감 해소 또한 안보와 버금가는 일"

△조길형 (충남지방경찰청장)=충남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이다. 국가가 위난에 처했을 때 몸을 던져 분연이 일어선 애국심과 안보정신이 살아 숨쉬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김좌진 장군과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김시민장군, 한용운 선생 등 수많은 애국선열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천안함 사태 등 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지구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의 도발이 노골화 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남북관계가 긴박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정세는 차치하고라도 국민평안과 치안질서 확립, 그리고 안보의식 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충남경찰 또한 한치의 흔들림 없이 불철주야로 노력하고 있다.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관내 16개소의 경찰 충혼탑 정비와 안보 백일장 개최, 학교별 순회 안보 강연 및 사진전시회, DMZ 지역과 전쟁 기념관 등 현장견학은 물론, 북한 이탈주민 초청강연 등 다양한 행사를 가진 바 있다. 국민의 재산과 인권을 보호하고, 혼란기를 틈타 만연할 수 있는 각종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일 또한 안보에 버금가는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충남 경찰은 날로 흉포화되고 있는 아동 성범죄 등에 적극 대처할 것이다. 이는 곧 국가안보와 국민안정이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충남경찰은 전 직원의 안보 의식을 높이는 한편, G20 정상회의의 안전과 지역의 대백제전의 성공지원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사회=최근까지 한반도 주변정세 악화의 빌미를 제공했던 천안함 사태의 원인과 현명한 대응 방안이 있다면?

　

"국제적 흐름에 맞춰 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

△서교일(민주평통 충남부의장)=천안함 사태는 최근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는 북한이 대내적으로 군의 사기 진작과 체제단결, 그리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극대화에 따른 남북관계 주도권을 차지가 주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태 초기에 행해진 정부의 대응은 대체적으로 적절했다고 판단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내부에서 아직까지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제까지 정부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 통합과 신뢰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 일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공통된 인식은 이번만큼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경고성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제 정치가 우리의 생각대로 움직여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우리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도 국제사회의 정치적 이해관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외교적 성과가 오로지 각국의 동맹관계나 실익에 의해 좌우된다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했다. 특히 어떻게 하면 북한을 관리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중국을 동참시킬 수 있는지 심도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 이다. 우리의 대북정책 방향은 실용과 생산성에 바탕을 둔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이다. 국민적 소통과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고 밖으로는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 형성과 국제공조체제 강화를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어야 한다.

　

　◆사회=지역과 대학에서의 통일안보교육과 전후세대들의 통일안보의식에 대해 평가해 본다면?

　

"통일안보 교육의 주체는 지자체가 주도해야"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국민의 안보의식이 낮고, 특히 전후세대와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여론조사의 결과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최근에 북한이 트위터로 우리 정부를 비방한 것에 대해 IT수준이나 트위터 사용 인구로 볼 때는 무시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인 네티즌들의 의식이 더 중요하므로 정부에서는 IT시대에 맞는 통일안보교육을 마련해야 한다. 통일안보교육의 핵심은 애국심교육이다. 통일안보의식은 애국심이라는 뿌리로부터 나온다. 애국심이란 자아존중감의 확대이며, 국가와의 일체감이다. 현재 우리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에서 애국심 교육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이나 안보와 관련된 국가 중대사에 대한 국민의 정서와 여론이 언론이나 인터넷 정보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애국심 교육은 민족중심철학이며 대한민국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민족정신에 기초한 애국심 교육을 통해서 국민의 정신과 정서가 하나로 만날 때, 북한을 포용하고 더 나은 통일의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 그리고 군인의 인성문제는 개개인의 인성교육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집단적인 정체성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정부와 충남도 차원의 애국심 교육에 대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국학원에서 애국심 교육을 공무원과 기업 직원, 학생들 대상으로 연중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도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확산이 필요하다.

　

　◆사회=지역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통일여론 수렴과 통일안보의식 강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통일 네트워크 구축과 그 실천방안을 강구할때"

△이연우(나사렛대 객원연구원)=지금은 대북관계가 총체적인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이후 UN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고 미국은 조만간 더 강력한 BDA제재로 대북 금용조치를 취한다고 하지만 북한은 제3차 핵실험으로 맞선다는 보도이다.이번에는 플루토늄과 달리 우라늄 이나 더 새로운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북한핵의 능력은 지금보다 차원이 다른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미는 도대체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5년전 미국의 금융제재에 핵실험으로 대응한 북한의 실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시점에서 민주평통이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름만 있는 조직보다 실제 지역, 지방에서 지역별, 협의회별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특성에 맞게 지자체, 유관기관·단체들과 공동주관, 공동기획, 공동참여 사업을 제안한다. 협력적 통일네트워크 구축과 실질적인 민·관·기업이 참여하는 통일거버넌스를 위한 각 지역,지방 통일안보협의체 구성, 운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지역,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정례적인 공동 통일워크샵 개최와 소통과 참여의 열린 통일문화운동 전개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북정책 바로알기 시민연대 구성과 ON-OFF Line 동시 전문가,관계자 초청 FAM TOUR 실시,전문 카페운영을 통한 통일소리 전달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 자료제공: 충청일보

▼ 충청일보 6면 (2010-8-25) 게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