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 독일서 ‘2010 한·독 평화포럼’ 개최

“통독 20년, 독일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통일의 비전”

12.1 베를린… 콘라드 아데나워재단과 공동 주최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장 김병일)는 독일통일 20주년을 맞아 12월 1일 독일 베를린에서 ‘독일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비전’을 대주제로 한·독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평통과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평화포럼에는 독일은 물론 벨기에, 스웨덴,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유럽북부 평통 자문위원과 교민, 그리고 독일 현지의 학계, 언론계, 관계, 정치권 인사 등 230여명이 참여하여 한반도 통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평화포럼은 먼저 개회식을 진행, 게르하르트 발러스(Gerhard Wahlers) 아데나워재단 부총재의 개회사, 김병일 평통 사무처장의 기조연설, 문태영 주독일대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병일 사무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먼저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을 다음 4가지로 정리해 설명했다.

“첫째, 평화적으로 이룩한 통일이라는 점입니다. 베트남처럼 전쟁이라는 수단이 동원되지 않았고 동독주민이 통일을 선택하고, 서독주민이 이를 받아들여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한국이 지향하는 기본목표입니다.
둘째, 독일통일은 주변국들의 동의를 신속히 이끌어냄으로써 세계평화에 위협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시대적 상황도 있었지만 언젠가 반드시 올 통일상황에 대비한 독일의 통일외교준비가 그만치 사전 대비되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의 경우에는 미·일·중·러로 대표되는 주요 4국의 현재적 이해뿐만 아니라 미래적 상황에 대비한 통일비전과 이를 실천할 “통일외교전략 구상”이 준비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수십년간의 분단과 대립상황에서도 장벽붕괴와 함께 동독주민이 망설이지 않고 서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확신을 심어준 동포대책 또한 중요한 참고점입니다. 완전히 외부와 차단되어 고립된 북한지역 동포들에게 유사시 한국으로의 통일을 확신시켜주는 사전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넷째, 독일통일이 주는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통일, 즉 정치통합과 동시에 경제통합, 사회통합을 일시에 시행한 독일통일은 통일을 일순간 이룩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경제에 많은 부담을 준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한국으로서는 통일과 함께 남북간 1:1 화폐통합이나, 동일한 수준의 사회보장 같은 조치는 한국경제가 감당키 어렵고 북한경제 재건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 사무처장은 “이와 같이 독일통일 경험을 기초로 한국 내에서 남북간 통일방식과 통일비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3대 공동체 통일구상’, 즉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 제안이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통일방식과 통일비용 관련하여 평통에서 조사한 국민의견 수렴결과를 소개하며, “결론적으로 한국국민은 평화적 통일, 합리적 비용에 의한 통일, 남북이 Win-Win하는 통일을 희망한다”면서 “즉 평화적이며 점진적이고 단계적 통일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공영의 통일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가피하게 갑작스러운 통일이 올 경우에도 정치와 경제 동시통합의 독일식보다는 일정기간 정치적 통합 상태에서 분리관리하면서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홍콩식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왜냐하면 독일식의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비용이 필요한 반면 상생공영방식이나 홍콩식 통일의 경우, ‘통일초기 위기관리비용’ 만을 사전에 준비해두고 통일이후 경제재건비용은 북한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어가는 기본전략아래 경제재건의 목표수준과 도달시기, 민간투자 및 차관도입여건, 재정형편 등을 종합고려해서 통일비용을 조달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 사무처장은 “한반도 통일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북한의 태도”라며, “올바른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이 개방하여 국제사회와 대화하며 정상국가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을 달래는 방식으로는 남북관계의 앞날도, 바른 통일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가장 빠르고 바른 통일의 길은 김정일 정권 스스로가 더 이상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고, 개방과 개혁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사무처장은 “독일은 한국의 5대 교역상대국으로서 EU회원국 중 1위이며, 또한 4대 대한국 투자국”이라며, “바로 한국의 안보가 독일의 국익과 직결되고 한국통일이 독일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독일이 한국 통일문제에 보다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평화포럼은 △제1세션 : 독일통일 20년과 한반도 분단 65년, 그리고 한·독 우호증진(사회 : 게르하르트 발러스 부총재), △제2세션 :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독일통일의 시사점과 교훈(사회 : 스벤 켈러호프 Die Welt지 신문편집장)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제1세션에는 한국측에서 원혜영(민주당) 국회의원과 박선영(자유선진당) 국회의원이, 독일측에서는 유르겐 클림케(Jurgen Klimke), 카타리나 란트그라프(Katharina Landgraf) 연방의회 의원이 각각 주제발표 및 토론에 나섰다.

2세션에는 라이너 에펠만(Rainer Eppelmann) 전 동독 국방장관과 손선홍 주독일대사관 공사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연철 한남대 교수, 도희윤 선진통일교육센터 대표, 페터 마저(Peter Maser) 연방의회 동독전문가위원회 의장, 요헨 스타트(Jochen Staadt) 베를린자유대 교수의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