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장 인터뷰

창설 30, 『뉴평통』

“국민과 함께, 젊게 일하고, 실천하는 평통”

‘평화통일’은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화두’이자 이루어야 할 ‘꿈’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평통)는 헌법기관으로 대통령이 의장이다. 헌법이 통일에 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한 대통령에게 초당적 범국민적 차원의 통일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의사를 자문, 건의하기 위해 설립됐다.

민주평통이 헌법기관으로 창설된 배경은 ‘국민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하여 조국의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실천적 노력을 제도화하고 일관성 있는 통일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여망이 표출된 결과’이다. 다시 말해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외 여론수렴을 기반으로 범민족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일관성 있는 통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설립된 것이다.

그래서 민주평통은 맨 먼저 대통령의 통일정책 전반에 대한 자문·건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그동안 △남북간 교류협력 사업 강화 △인도적 지원증가 △금강산 육로관광 착수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의 일을 해 왔다. 급격한 남북간의 상황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탄력적이고 내실 있는 자문 · 건의에 초점을 맞춰왔다.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과 참여 확산

민주평통은 또 통일에 관한 범국민적 합의조성과 범민족적 역량 결집을 위해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국민운동의 중심체'로서의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맡고 있다.

김병일 사무처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통일의지를 확산해 나가는 범국민적 통일인식 확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하고 “이와 함께 국내외에 대표성을 지닌 1만7천8백여명의 지도급 인사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지역과 계층, 정파와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계층을 통일실현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통일시대의 기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자문위원 중심의 평화통일을 국민 속으로 확산하는데 있어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의 통일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최장수 대변인으로 일하면서 이대통령의 심중을 잘 헤아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처장은 지난해 3월 취임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민주통일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데 대통령님이 저를 왜 이 자리에 보내셨는가를 헤아리다 ‘아하! (통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구나!’ 하는 깊은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서울시장으로 계실 때 행정직인 저를 기술직만이 오가던 도시개발부서 뉴타운사업본부장에 임명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김 처장은 이 대통령이 자신을 사무처장에 임명한 이유를 “과거에 비해 위상과 역할이 약화된 민주평통을 일하고 성과 내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대통령의 의중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김처장은 “창설 30주년을 맞아 올해를 ‘신도약의 계기’로 삼고, ‘국민과 함께, 젊게 일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정체성과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또 국내외 통일안보 환경변화 고려하되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말씀하신 ‘국가안보와 국민통합’에 중점을 두고, ‘상생공영정책의 국민공감과 정책 지속기반 공고화’를 목표로 매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국민신뢰 확보, 통일정책 국민공감과 참여 확산, 평화통일 역량강화와 통일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청소년 대상 통일 활동 강화, 청소년 통일공감 프로젝트

민주평통은 전국 232개 시·군·구와 해외 101개국에 자문위원을 두고 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국내 15,156명, 해외 2,644명으로 각 지역과 직능의 대표적 인사와 대북정책 전문가 등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처장은 “자문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특별한 애국심과 사명감, 봉사심 없이는 민주평통 자문위원 활동이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자문위원 외에 지역 통일활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내 16개 시도 및 이북5도에 지역회의를 설치하고, 국내 232개 시군구별로는 지역협의회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는 101개국에 2개의 지역회의와 35개의 지역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평통은 평화통일정책에 대한 자문건의뿐 아니라 통일문제에 관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통일여론을 수렴하고,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며, 범민족적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등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포괄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 지역회의와 협의회는 주로 지역사회의 통일여론을 수렴하고 통일논의를 활성화하며, 지역주민의 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요.”

△ 또 운영위원회와 상임위원회 등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운영위원회는 수석부의장과 지역회의 부의장 및 직능운영위원으로 구성되며, 자문회의 운영 전반을 심의합니다. 상임위원회는 산하에 10개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통일 대북정책에 관한 조사 연구와 정책 개발 등 실질적인 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상임위원회는 각 지역에서 건의된 자문건의를 종합하고 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의장인 대통령께 적실성 있는 정책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 평통 자문위원은 주로 중장년층으로 구성되어 있던데,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통일활동도 하고 계십니까.

☞ “이제 통일활동도 변해야 합니다. 통일 지상주의나 민족주의적 방식의 접근만으로는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스마트 세대에 맞는 스마트한 접근방식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먼저 소프트웨어적 면에서 올해 민주평통은 ‘청소년 통일공감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 통일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역사관과 통일의지를 제고하려는 것이지요. 통일교육과 동아리 활동, 현장 체험, 문화 활동을 패키지로 엮어 마일리지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자율형 참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는 전체 초중고생의 12.5%인 100만명을 대상으로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차세대리더 통일캠프와 대학생 통일문제토론회, 대학생 통일동아리 구축을 통해 청년위원 활동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시스템적 측면에서는, 청소년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트위터 등 SNS 기반 확충과 통일정세와 관련 자료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정보뱅크 시스템’ 구축 등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갖추려고 합니다.“

평화적 통일 지향, 통일미래 비전과 실천전략 구상

평통은 지난해 12월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에서 ‘독일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비전’을 주제로 한·독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통독 20주년을 맞아 독일 통일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는 한편, 독일 주류사회와 현지 교민들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평통과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 포럼에는 독일은 물론 벨기에, 스웨덴,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유럽북부 평통 자문위원과 교민, 그리고 독일 현지의 학계, 언론계, 관계, 정치권 인사 등 230여명이 참여해 한반도 통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김병일 사무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먼저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을 다음 4가지로 정리해 설명했다.

“첫째, 평화적으로 이룩한 통일이라는 점입니다. 베트남처럼 전쟁이라는 수단이 동원되지 않았고 동독주민이 통일을 선택하고, 서독주민이 이를 받아들여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한국이 지향하는 기본목표입니다.

둘째, 독일통일은 주변국들의 동의를 신속히 이끌어냄으로써 세계평화에 위협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시대적 상황도 있었지만 언젠가 반드시 올 통일상황에 대비한 독일의 통일외교준비가 그만치 사전 대비되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의 경우에는 미·일·중·러로 대표되는 주요 4국의 현재적 이해뿐만 아니라 미래적 상황에 대비한 통일비전과 이를 실천할 “통일외교전략 구상”이 준비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수십년간의 분단과 대립상황에서도 장벽붕괴와 함께 동독주민이 망설이지 않고 서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확신을 심어준 동포대책 또한 중요한 참고점입니다. 완전히 외부와 차단되어 고립된 북한지역 동포들에게 유사시 한국으로의 통일을 확신시켜주는 사전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넷째, 독일통일이 주는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통일, 즉 정치통합과 동시에 경제통합, 사회통합을 일시에 시행한 독일통일은 통일을 일순간 이룩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독일경제에 많은 부담을 준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한국으로서는 통일과 함께 남북간 1:1 화폐통합이나, 동일한 수준의 사회보장 같은 조치는 한국경제가 감당키 어렵고 북한경제 재건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구체적 대안 제시할 것”

△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3대 공동체 통일구상’을 밝힌 후 평통 내에 ‘통일준비 TF’를 구성했는데, 어떤 역할을 해오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평통 ‘통일준비 TF'는 기획조정분과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3대 공동체 통일구상‘ 구체화를 위해 매우 신속하게 대응하였습니다. TF는 대통령께서 주문한 본격적인 통일준비와 관련, 우선 통일비용에 대한 전국적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토론 등의 논의를 거쳐 초기 ’통일비용 추계 보고서‘를 마련하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지난 90년대 초반 중단된 통일비용 논의를 다시 한 번 촉발, 공론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평통은 앞으로도 구체적 통일준비에 필요한 논의를 확산하고 대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TF의 추계결과에 따르면 통일비용은 ‘통일초기(1년) 위기관리비용’으로 약 20조원(인도지원 8조, 제도통합 11조, 경제재건 1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었으며, 통일세보다는 통일기금을 선호했습니다. ‘통일국가 건설투자금’은 통일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나 통일시 조달 및 통제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처장께서는 언론 인터뷰에서 ‘통일정책 자문 헌법기구인 평통이 통일비용 문제 논의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적극 이슈화할 뜻을 비쳤는데...

☞ “우리사회 내에는 통일과 과도한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입니다. 통일은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통일정책 자문건의 기관인 평통이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역사에 남을 직무유기가 될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지난 8.15경축사에서 본격적 통일준비를 주문을 하셨고, 대통령 자문기구인 평통에서는 당연히 이를 구체화하여 자문건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통일준비 TF를 통해 초기 통일비용 추계를 마무리하였고, 올해는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김처장은 올해 창설 30주년을 맞아 ‘뉴 평통’을 선언하고 구성과 운영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실성 있는 자문 및 건의를 위해 국민참여 보고회를 추진하여 국민통합의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여 통일논의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정책현안에 대해서는 월례 정책회의를 통해 즉시적이고 신속한 정책건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통일담론을 확산하고 현실적인 통일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해 통일 백년대계를 짜고, 통일기금 모금 선도 등 민간중심의 자발적 참여와 전국단위 통일문화사업을 추진해 국민 차원에서의 통일준비 붐을 조성함으로써 실질적 통일준비를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국민한마음 잇기운동’ 지속적 전개

☞ 국민안보의식과 관련해, ‘국가안보의 매듭’으로 부르게 될 상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예, 지난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우리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국제사회에 우호적 분위기를 확산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다지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전 국민이 똘똘 뭉쳐 국가 안위를 걱정하고 안보의식을 강화했습니다. ‘국민한마음 잇기운동’은 위기일수록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는 민족적 전통을 모델로 하였습니다. ‘나라사랑’과 ‘나라안보’가 바로 ‘가족사랑’, ‘가족보호’입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한마음 잇기운동’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소박한 결혼반지가 평생 사랑의 약속을 표현하듯이, 태극을 상징하는 반지, 팔찌, 리본 등 국민한마음의 상징물 을 착용함으로써 분열세력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사회의 견고함과 우리국민의 나라사랑을 표현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국민 안보의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통일도 안보의 기반 위에서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올해도 ‘국민한마음 잇기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국민의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아 ‘강한 대한민국’을 열어 나갈 것입니다.”

△ 끝으로 새해 김사무처장께서 꼭 실현하고 싶은 사업이나 정책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올해 창설 30주년을 계기로, 먼저 15기 평통 자문위원 구성과 운영을 혁신하여 ‘창설 30 뉴평통’을 선언하고 실천함으로써 ‘평통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자 합니다. 특히, 국민여론에 기반한 ‘상시적 자문건의’, 국민과 함께하는 ‘아이패드형 참여ㆍ공감’ 사업, 통일미래세대의 통일준비를 위한 ‘청소년 통일공감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제공 : 비즈니스저널(2011년 3월호)